27일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현재 운용 중인 2017회계연도(2016년 10월1일∼2017년 9월30일) 임시예산안 시한인 29일 자정까지 새 예산안 통과가 어렵다고 보고 일주일짜리 임시예산안을 마련했다. 경찰·소방 등 필수기능을 제외한 연방정부의 업무가 즉각 중단되는 셧다운을 막고 민주당과 5개월짜리 새 임시예산안(5∼9월)에 대한 협상을 타결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반대하는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 14억달러를 이번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공화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대체할 새로운 트럼프케어 입법에 돌입하면서 민주당과의 대립이 재점화됐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마련한 초단기 예산안 처리마저 거부하고 있는데다 28일 중 간신히 초단기예산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다음달 5일까지 5개월짜리 예산안 처리를 위한 추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이날 성명에서 “만약 공화당이 보장은 적고 돈만 더 많이 내는 길을 가고 우리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한다면 공화당은 임시예산안을 자기네끼리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외신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있으면 셧다운인 것”이라며 의회 설득을 위해 더 이상 물러날 뜻이 없다는 심중을 내비쳤다. 아울러 셧다운으로 100만명이 넘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일시적 실직상태에 이르고 정부 기능이 마비되는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려는 듯 트위터를 통해 “각 가족이 우리 국립공원에서 여름방학을 보낼 준비를 하는데 민주당은 공원 문을 닫고 정부를 폐쇄하려 한다.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은 의회가 양당 갈등 속에 온전한 1년짜리 2017회계연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지금까지 계속 임시예산안 체제로 정부를 운영해왔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