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의 재협상 강도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수출 손실액이 적게는 66억달러, 많게는 1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재협상 전략을 한미 FTA 체결 후 무역적자가 급속히 늘어난 업종에 고율의 재협상 관세를 적용하는 극단적인 경우와 관세인하 시점을 5년 뒤로 미루는 중간 단계로 각각 나눠 분석한 결과다.
재협상 관세를 적용할 경우 향후 5년간 수출 손실액은 자동차 101억달러, 기계 55억달러, 철강 14억달러 등 총 170억달러로 추정됐다. 단순히 수출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산업에서만 9만개가 사라지는 등 총 15만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체결 이전 수준으로 관세를 조정(관세양허)할 경우 예상 수출 손실액은 66억달러로 집계됐다. 역시 자동차의 수출 손실액이 22억달러로 가장 타격이 컸고 기계(16억5,000만달러), 석유화학(7억6,000만달러), 철강(7억2,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에서만 2만개가 증발하는 것으로 포함해 총 5만4,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미국은 무역적자 급증산업을 FTA 체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로 특정 산업에 대한 고율의 재협상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동차와 기계·가전 등 미국 현지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 미국이 제조업 U턴 기업에 제공하는 세제혜택 및 규제완화를 동일한 수준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