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민심의 흐름은 서울경제신문의 영남권 민심 르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울산의 60대 택시기사인 안모씨는 “문재인이 싫어서 안철수를 밀어주려 했는데 TV 토론을 보니까 안철수는 영 아니더라”며 “파산 직전인 자유한국당이나 살려주자는 마음으로 홍준표한테 한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전했다. 안보 분야에서 진보적인 문 후보의 공약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안 후보로 마음을 돌렸는데 이제는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는 만큼 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사장은 “좀 거칠기는 해도 홍준표만큼 속 시원하게 말하는 후보가 어딨냐. ‘배신자 유승민’은 마음이 가지 않는다”며 “보수·우파가 전부 뭉쳐서 문재인 당선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감춘 ‘샤이 보수층’이 점점 홍 후보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됐다.
반면 부산경남(PK)에서는 여전히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우세한 모습이었다. 40대 직장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박진영씨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유일한 후보가 문재인”이라며 “부산에서도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윤석기자 부산=박형윤기자 대구=우영탁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