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6개 삼성그룹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2.06%로 기타 그룹펀드 수익률(8.58%)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치솟은 지난 1년간 수익률은 12.22%를 기록했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도 꾸준히 상승세다.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의 집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 중 절반가량은 두자릿수의 수익을 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해도 ‘IBK삼성그룹나눔매수&목표달성’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등 상당수 펀드가 12% 이상 올랐다.
수익률이 높아졌지만 이탈하는 자금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26개 삼성그룹주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177억원이나 된다. 최근 3개월간 빠져나간 자금 1,844억원 중 10%가량이 일주일간 이탈한 셈이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삼성전자의 지주사 포기 선언 등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부담을 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주사 전환 포기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소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시장에서는 곧장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주가가 하락했다. 일부 증권사는 계열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그룹주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부진한 것도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그룹주펀드의 2년 수익률은 -4.67%, 3년 수익률은 -5.27%이며 5년 수익률은 -13.53%로 좋지 않다. 장기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그룹 이슈가 부각되자 투자자들이 ‘반짝 상승’을 노리고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금을 빼낸 투자자들도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으로 그룹주펀드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주펀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20만원대에서 현재 223만1,000원으로 최근 1년간 100% 가까이 올랐다. 최근에는 노무라증권이 목표주가를 330만원으로 올리는 등 지주사 전환 포기와 자사주 소각을 호재로 보고 증권사들이 앞다퉈 주가 전망을 높이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4월 28일 종가로 223만1,000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삼성그룹주펀드가 삼성전자를 10~20%의 비중으로 담고 있는 만큼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1년 사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현재 단기적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의 호황과 스마트폰 판매량 회복 등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계속해서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드 수익률도 긍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