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광주 북구 중외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제94회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5일 어린이 날을 앞두고 나라를 이끌어갈 새싹들은 과연 어떤 차기 대통령을 꿈꿀까.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재단)이 1일 발표한 전국 초·중·고등학교 아동·청소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사회인식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대통령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권을 갖고 있다면 후보자들의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동들은 도덕성(32.3%), 국민들과의 소통(20.5%), 인간성(12.3%), 청렴함(11.7%), 공약(9.8%) 순으로 후보들을 평가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고학년은 ‘소통, 청렴, 공약’을, 저학년일수록 ‘인간성, 리더십’을 주요 덕목으로 꼽았다.
또 중·고등학생 710명은 ‘정직한 사람’(10.9%), ‘신중하게 검증 후’(10.3%), ‘청렴한 사람’(8.7%), ‘공약을 잘 지키는 사람’(5.8%)에게 투표권을 행사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전했다. ‘학연, 지연, 혈연, 정당을 떠나 투표해 달라’(3.5%),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분을 뽑아달라’(1.7%)는 요청도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은 어린이·청소년들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우리사회의 아동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현재의 아동정책에 만족하는지에 대해 초등학생은 50.5%, 중학생은 32.1%, 고등학생은 6.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고등학생은 입시제도를, 초등학생은 놀이 및 여가 시간의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어른들은 아동의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는가’라는 질문에서도 초등학생은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고등학생은 8.5%만이 수긍했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인가’라는 질문에는 초등학생은 75.7%가, 고등학생은 23.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동 및 청소년이 존중받는 나라인가’라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50.3%가, 고등학생은 7.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준 어른에게 상을 준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라는 질문에 1순위로 부모님(34.6%), 2순위로 선생님(10.2%)을 꼽았다. ‘우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줄 것 같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도 부모님(47.8%)과 선생님(7.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 한국의 아동·청소년들이 사회 전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들의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