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더 달라"는 우병우…지연 전술로 檢 칼끝 피하나

첫 재판 28분만에 끝나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첫 재판이 1일 열려 28분 만에 종료됐다. 우 전 수석 측은 재판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다른 관련자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우 전 수석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증거기록 열람·복사를 아직 하지 못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했다. 이어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는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거의 6~8개월 진행됐는데 변호인은 기록을 파악하고 증거를 선택할 수 있는 시일이 너무 짧다”며 “공판준비기일을 적어도 2회 이상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 측 사정을 고려해 다음 재판준비기일을 오는 6월2일 열기로 했다.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표명 등 통상 진행하는 절차를 뒤로 미루면서 오전10시에 시작한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28분 만에 끝났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이 지연전술을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우 전 수석으로서는 최씨 등 다른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들의 1심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결과를 참고하는 것도 효과적 방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판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 없이 늘어지는 것이 우려된다”며 “6월 이후부터는 (준비절차를 마치고) 공판을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혁·신다은기자 2juzso@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