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근로시간...비정규직...使는 없고 勞만보는 정책 수두룩

<文·安 노동정책 급속 좌클릭에 기업 떤다>
文, 법인세 인상에 비정규직 고용상한비율 도입
安, 비정규직 많으면 불이익·근로시간도 단축
洪만 법인세 인하·강성귀족노조 대응 등 차별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절인 1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2017 세계노동절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노동정책의 대부분은 기업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예측하고 있는 각 캠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기업들의 활력이 떨어져 오히려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인세에 페널티까지…기업 부담 늘어나=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규직·비정규직 간 양극화 해소 등에 있어 비슷한 수준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조했으며 상시·지속적인 업무와 생명·안전 관련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정규직을 일정 수준 이상 고용한 기업에 대한 처벌도 도입했다. 문 후보는 ‘비정규직 고용상한비율’을 통해 이를 초과할 경우 ‘비정규직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비정규직 과다고용 기업이 공공조달에 입찰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에 힘을 실어주는 공약도 내걸었다. 문 후보는 10% 남짓한 노조가입률을 대폭 높이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노조가 협상한 결과를 그대로 채택할 수 있는 단체협약적용률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특수고용노동자 등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한국형 노동회의소’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법인세 인상 공약으로 기업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규제 일변도 공약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선(先)실효세율 인상을 전제로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내걸었다. 이 상황에서 규제까지 더한다면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안 되는 것 빼고 다 가능하도록 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등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노동 관련 규제를 계속 쌓아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1일 “강성귀족노조의 폐해를 끊어야 한다. 그래야 서민이 살고 비정규직이 살고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며 다른 후보들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홍 후보는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도 법인세와 각종 간접세 중 담뱃세·유류세를 서민경제를 위해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 ‘일자리 창출’ 장밋빛 전망하지만 현실은 글쎄=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근로시간 단축 공약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모두 연평균 근로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이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이를 통해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등 대부분의 후보들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후보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줄어든 근로시간과 달리 인건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족한 인력을 추가 고용까지 하면 부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단축이 매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요 이슈로 논의되면서도 막상 막판 합의에 실패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들이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자동화시설을 추가 증설할 경우 일자리 창출이 오히려 막힐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을 임기 중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 역시 같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문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오는 2020년까지, 안·홍 후보는 2022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만약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매년 약 16%씩, 2022년까지 올리려면 약 10%씩 최저임금이 인상돼야 한다. 이는 영세업체들의 부담을 급격하게 늘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영세업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총론적 발언 이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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