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테이저건과 타이랩·포승줄 등을 이용해 기내 난동승객 제압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포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국내선 비행기가 이륙하자 한 40대 여성 승객이 승무원을 불렀다. “기내식이나 간단한 음식을 달라”는 것. 승무원은 규정에 따라 “사전에 신청하지 않으면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승객은 “승무원이 승객에게 말할 때 왜 무릎을 꿇지 않느냐. 당장 기장을 데려오라”며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비행기에서 술을 먹고 소란을 피우거나 승무원들에게 ‘갑질’을 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경제취재진이 만난 승무원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사례들을 전해줬다. 한 승무원은 “술에 취한 승객이 술을 더 마시고 싶다며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승무원은 “면세점에서 산 술을 기내에서 몰래 마셔 이를 제지하자 되레 소리를 지르며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나치게 큰 소리로 대화하는 행위 △우는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행위들도 주변 승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비매너로 꼽힌다. 회사원 이경진(35)씨는 “지난달 베트남행 비행기에서 몇몇 아주머니들이 너무 큰 소리로 말씀을 하셔서 조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괜히 분위기 망친다’ ‘젊은 사람이 예의가 없다’는 핀잔만 들었다”며 “다른 사람을 배려해달라는 부탁을 오히려 버릇없는 행동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