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 '안심이' 앱 시범 가동 현장 가보니] 폰 흔들면 위치 전송…"밤길 무섭지 않아요"

3만여개 CCTV와 연결

2일 여성을 성추행한 남성이 서울시 안심이 앱을 통해 신고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는 모습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즉각 중단하십시오! 현재 경찰이 CCTV 모니터링 중입니다. 곧 순찰차가 출동합니다. 즉각 중단하십시오!”

2일 오전11시30분께 서울 은평구청 5층 통합관제센터 상황실에 긴박감이 흘렀다. 대형 화면에는 검정 티셔츠에 흰색 바지, 마스크를 쓴 20대 추정의 한 남성이 뒤에서 한 여성을 껴안아 강제 추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화면에 잡힌 여성의 현재 위치는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주택가. 피해 여성은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세게 흔들었고 서울시 ‘안심이’ 애플리케이션에서 긴급호출(SOS) 기능이 작동돼 여성의 현재 주소인 ‘은평구 진흥로 7가길 3-11’이 바로 통합관제센터로 접수됐다.

★본지 2월6일자 31면 참조

범행 장면을 확인한 관제센터 직원은 곧바로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센터에 상주하고 있던 경찰관은 도주하고 있는 범인의 인상착의와 대형 화면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는 범인 동선을 인근 경찰서에 알렸다. 달아난 범인의 현재 위치와 가장 인접한 경찰이 출동했고 성추행범은 곧바로 체포됐다.


긴박했던 이 상황은 서울시가 이날 안심이 앱을 내놓으면서 시연해낸 장면이다. 귀가하고 있는 여성을 상대로 강제 추행을 저지른 가상의 범인이 안심이 앱 신고로 경찰에 현장 검거되기까지의 상황을 담았다.

서울시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강간·강제추행 등 여성 대상 강력 범죄를 막기 위해 안심이 앱을 출시했다. 은평구를 포함해 성동·동작구·서대문 등 4개 자치구에서 시험 가동한 뒤 연내 14개구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 앱은 현재 서울시 전 지역에 방범용, 교통단속용, 쓰레기 무단 투기 등 환경 감시용의 목적으로 설치돼 있는 3만2,000여개 폐쇄회로(CC)TV와 25개 자치구별로 구축돼 있는 통합관제센터를 스마트폰 앱으로 연계, 여성 대상 범죄 등 비상상황을 실시간 대응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앱을 다운받아 실행한 상태로 이동하면 이용자 위치가 실시간으로 해당 자치구 통합관제센터 상황판에 표시되고 모니터링이 시작된다. 이용자가 위험한 상황을 맞았을 때 휴대폰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흔들면 자신의 위치는 물론 인근 CCTV 영상, 연락처 등의 정보가 센터로 자동 전송된다. 긴급 상황이 인지되면 관제센터에서 경고 방송을 하고 인근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해결한다.

현장 시연회에서 김항곤 은평경찰서장은 “이 앱을 통한 신고 접수 때는 기존 112를 통한 신고 때보다 경찰 출동 시간이 2∼3분 정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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