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협상, '이혼합의금' 진전 있어야"

바르니에 협상대표 "협상 진전이뤄 11월부터 미래 협상해야"
데이비스 英브렉시트 장관 "1,000억유로 내지 않을 것"

유럽연합(EU)은 다음 달 초 예상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협상과 관련해 오는 11월까지 양측에 거주하는 시민의 권리와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재정기여금 문제에 진전이 있어야 미래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 대표는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EU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면서 ‘선(先) 영국의 EU 탈퇴조건 합의·후(後) 미래관계 협상’을 결정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회견에서 “충분한 진전에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내야 하는 재정기여금에 합의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이것(이혼합의금)은 (영국의 탈퇴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일종의 탈퇴 세금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언제까지 영국에 도착하는 EU 회원국 국민에게 현재와 같은 권리를 누리도록 할 지도 합의하는 것도 충분한 진전에 포함된다며 EU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오는 2019년 3월 29일 도착자까지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또 2년이라는 탈퇴 시한이 매우 짧고 오는 6월 8일로 예정된 영국 총선이 EU의 브렉시트 협상에 변화를 미치지 못할 것인 만큼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EU가 영국에게 요구할 수 있는 이혼합의금을 규모가 910억~1,130억 유로(112조~139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벨기에 소재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도 FT와 유사한 방법으로 이혼합의금을 추산한 결과 820억∼1,090억 유로(101조∼134조원)를 선지급하라는 요구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영국 협상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해당 추정 결과에 대해 “500억유로, 600억유로, 1,000억유로 수치들이 들리지만 아직 EU로부터 전달받은 수치는 없다”며 “1,000억유로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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