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주는 6만6,799명이다. 이 중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 최대주주 72명, 기타주주(법인) 7명을 제외한 나머지 6만6,719명이 소액주주다. 소액주주 중에서도 외국계 펀드나 기관으로 판단되는 법인 5,828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개인은 6만891명이다. 하지만 이들 개인주주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296만주로 전체 주식 수의 2.1%에 불과하다. 1인당 평균 49주 정도 보유한 셈이다. 보유물량이 적다 보니 거래 비중도 작다. 지난 3월 삼성전자 거래량의 61.26%는 외국인이었고 기관은 28.81%였다. 전체 거래량에서 개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9.70%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도 개미는 보유·거래 규모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의 거래 원칙은 가격·시간·수량이 우선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서 소외된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 불이 붙으며 마음이 급해졌다. 상승장을 뒤쫓아가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는 예상보다 빠른 지수 상승에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하게 된다. 하지만 신용을 발생시켜 투자한 주식의 성공 확률은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증권사들이 빌려주는 한 달의 기간이 지나 연체될 경우 대출금리가 최고 15%까지 뛰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 합계는 7조3,198억원으로 연중 최대 규모다. 코스피가 박스피의 천장을 노크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달 말보다 682억원이나 늘었고 연초보다는 5,460억원 증가했다. 지수 상승으로 급한 마음에 고금리의 빚을 내서라도 베팅을 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대박을 노리고 들어간 신용투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연초 이후 신용투자 상위 종목 10개 중 증권주를 제외하고 8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뒤늦게 지수 상승을 뒤쫓지만 개인에게 상승장은 또 다른 공포다. 70조6,008억원까지 늘어난 대차거래잔액은 시장이 외부 충격을 받을 경우 언제든 공매도로 쏟아질 수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식을 빌려 하락장을 대비하는 대차거래잔액이 상승장 개인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결국 상승장도 맘 편히 쫓아갈 수가 없다./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