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글로벌 투자, 美·유럽 등 선진국 증시로 눈 돌려라"

'트럼프 랠리' 지속 나스닥 연초대비 11.9%상승
감세정책 수혜 대기업 보단 중소형주가 더 클듯
프랑스 대선 끝난 유럽증시 투자는 펀드 활용을

국내 증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 앞서 정권교체를 마친 선진국에 대한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과 함께 시작된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프랑스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사라진 유럽 증시가 선진국 경기회복 특수를 만나 유망한 투자처로 손꼽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트럼프 랠리가 지속 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강하다. 지난달 25일 사상 최초로 6,000을 돌파한 나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1.93% 오르면서 다우존스지수(6.2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6.69%)의 상승률을 압도했다. 지난해 대선 이후 연말까지는 다우지수의 상승률(7.8%)이 나스닥지수(3.65%)를 앞섰지만 올해 들어서며 역전됐다.

나스닥 지수의 기록적인 랠리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연초부터 약 24.8% 상승했다. 지난달 2일 발표된 실적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과 아마존도 각각 27.3%와 21% 올라 나스닥 지수를 이끌었다.

미국 IT 기업들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펀드 상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4일과 17일 발행한 ‘TRUE ELS 8559회 상승참여형’, ‘TRUE ELS 8609회 만기상승 참여형’ 상품은 애플과 페이스북을, 11일과 25일 내놓은 ‘TRUE ELS 8586회 상승참여형’, ‘TRUE ELS 8636회 상승참여형’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기반으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10일 ‘4차산업 1등주 펀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페이스북, MS를 포함해 알파벳, 넷플릭스 등 미국 IT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할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앞으로 미국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재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35% 이상에서 15% 수준으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세율도 조정하는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감세정책이 상장기업 실적 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법인세 감면은 대기업 주식보다는 미국 소형주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기업은 그동안 주로 해외에서 수익을 벌어들여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을 피해왔는데 중소기업은 이익의 대부분을 자국 내 매출로 올려왔다. 법인세가 감면되면 당장 수혜를 보는 것도 중소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상장기업들 중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의 상승률(17.6%)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12%)보다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 대선이 끝나면서 불안감이 해소된 유럽 증시 투자도 매력적일 수 있다. 최근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프랑스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떨어지고 더 나은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이 어우러져 유럽 증시에 대한 매력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유럽 증시 상승 기대감의 원동력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프랑스 국민들은 프렉시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유럽 증시는 프랑스 대선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손쉽게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각종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내려진 지난해 6월 23일 이후 유럽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20일 기준 평균 12.5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1.66%)을 웃도는 수치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6.29%와 비교해 두 배에 이른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