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홀어머니·마을 어르신 봉양한 '동네 효자'

팔순 바라보는 이봉광씨, 효행 국무총리 표창
올 102세 어머니와 해마다 여행
'취향 저격' 명소·먹거리 찾아
동네 노인 6,000명 '효도 관광'
식사 챙기고 노인대학 소개도
"사람으로서 당연히 할일 한 것
어머니 항상 건강하셨으면…"

제45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경남 사천의 이봉광씨. /사진제공=경남도청
50년간 홀어머니를 모시면서도 마을 노인들까지 살뜰하게 챙긴 70대 효자가 정부 표창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제45회 어버이날을 맞아 경남 사천시 선구동에 사는 이봉광(78)씨 등 효행자 100명에게 표창을 수여한다고 7일 밝혔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이씨는 20대 후반이던 1965년 갑작스레 아버지를 여의었다. 이후 50년 넘게 아내 정말녀(76)씨와 함께 홀로 남은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챙겨드리는 것은 물론 해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 여행을 가기도 했다. 이씨의 효심 덕분인지 어머니는 올해 102세이지만 가벼운 치매 증상을 제외하면 건강한 편이라고 한다.

특히 이씨는 가족뿐만 아니라 마을 노인들에게까지 효행을 실천했다. 1992년부터 마을 통장과 청년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해마다 3~4차례 노인들을 모시고 전국 효도관광에 나선것이다. 이씨가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명소와 먹거리를 직접 알아보고 여행을 주선한 덕분에 관광 만족도도 매우 높다는 후문이다. 이씨가 30년 넘게 효도관광을 보내드린 어르신은 6,000명에 이른다.


이씨는 효도관광뿐만 아니라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어른들을 조사해 무료 경로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서고 수시로 경로 위안 행사를 열기도 했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노인대학을 소개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평소에는 마을 경로당을 수시로 방문해서 노인들이 불편하지 않은지 살폈다. 이씨의 묵묵한 효행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이날 어버이날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수상 소식을 들은 이씨는 “사람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인데 어쩌다 보니 상을 받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저도 팔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 예전처럼 봉사를 열심히 하기도 어렵다. 지금도 소원은 연세 많으신 어머니가 항상 건강하기만을 바란다”며 지극한 효심을 드러냈다.

국민훈장은 부산의 최명주(65)씨, 대전시의 정근량(59)씨, 전라북도의 조정현(60)씨, 서울의 김성헌(76)씨가 받았다. 최명주씨는 5년 전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잘 모시기 위해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최씨의 노력으로 시어머니의 치매 증상은 3급에서 4급으로 호전됐다. 정근량씨는 33년 동안 시어머니의 병치레를 수발하고 극진히 봉양한 것은 물론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수시로 찾아가 돌보는 등 사회의 모범이 됐다.

이외에 국민포장(4명), 대통령 표창(11명), 국무총리 표창(12명),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69명)이 수여된다. 포상 대상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효 운동단체,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다.

포상식은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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