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씨 가족이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이목을 끌고 있다.북·중 관계 전문 홍콩 시사평론가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 김정남씨의 둘째 부인 이혜경과 자녀 김한솔·솔희 남매(이하 김한솔 가족)가 김정남 사망 직후 마카오를 떠나 중국 본토로 가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평론가는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접촉한 중국 관리들도 중국 당국이 김정남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는 내 주장이 맞다고 확인했다”며 “김한솔 가족이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마카오에 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김한솔 가족에게는 전 세계에서 중국만큼 안전한 곳이 없다”면서 “생전에 김정남은 중국과 관계가 좋았으며 이혜경도 중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평론가는 김한솔 가족이 미국이나 한국에 가는 것은 북한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이들은 배신하고 싶어도 못하며 여전히 북한 국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김한솔 가족이 외국으로 망명할 경우 북한에 있는 이혜경의 가족 등이 반역자로 몰려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김한솔 가족이 김정남 암살이 북한이 아니라 외부 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어 중국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김정남의 본처 신정희와 아들 김금솔은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평론가는 또 김한솔의 도피를 도왔다고 주장하는 ‘천리마 민방위’가 지난 3월 김한솔 동영상을 공개하며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 무명의 정부에 감사를 표한 것은 중국 당국이 김한솔 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김한솔 가족의 안전을 위해 김정남 시신 확인과 DNA 제출을 위한 방문을 요구한 말레이시아에 협조하지 않을 명분을 얻고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리마 민방위를 통해 중국 이탈설을 퍼뜨렸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남 사망 직후 김한솔과 대화한 김정남의 친구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도 “가장 최신 정보는 김정남 가족이 중국 본토로 갔으며 중국 중앙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앞서 천리마 민방위는 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지 약 3주 만인 3월 8일 김한솔이 가족들이 무사하다고 밝히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뒤 홈페이지에서 미국과 중국 등 4개 나라 정부에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이를 근거로 김정남 가족이 거주하던 마카오를 벗어나 미국이나 네덜란드, 한국 등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후 두달 째 이들의 행적이 묘연하다.
한편, SCMP는 김한솔이 김정남 피살 전 마카오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었다며 김솔희가 마카오 내 국제학교에 다녔지만 김정남 피살 후 등교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피살된 김정남은 마카오 내 한국 국민이 사업과 거주 허가와 관련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고 음식점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이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는 등 개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