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렉시트 가슴 졸이던 EU, 마크롱 당선에 환호... "유럽의 미래 택했다"

'反 EU 바람' 차단 기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프랑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향후 EU 통합을 공고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프랑스 대선에서 ‘친(親) EU 정책노선’을 내세우며 EU 잔류를 주장한 후보다.

마크롱 후보의 당선으로 EU는 일단 ‘반(反) EU 바람’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후 EU의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에서 EU 탈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바 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결정되자 트위터에 글을 올려 “프랑스가 유럽의 미래를 선택해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는 “EU 창설의 역사는 프랑스의 역사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면서 “마크롱의 리더십 아래 더 강하고 더 공정한 유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마크롱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한 뒤 “프랑스가 자유, 평등, 박애를 선택했고, 가짜뉴스의 폭정에 ‘노(NO)’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토니우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도 “프랑스가 유럽의 심장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면서 “EU가 회원국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함께 EU를 바꿔 나가자”며 빠른 시일 내 유럽의회를 방문해 연설할 것을 제안했다.

EU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랑스가 미래에 대한 투자를 선택했다”면서 “마크롱 후보와 협력하고 EU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준비가 돼 있다. 프랑스 만세, 유럽 만세”라고 말했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EU는 이례적으로 마크롱 후보를 공개 지지해왔다. 그동안은 개별 회원국의 대선이나 총선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EU 잔류냐, 탈퇴냐’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선에서 EU 잔류를 공약한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고 EU 탈퇴를 내세웠던 르펜 후보가 낙선하면서 EU는 일단 해체위기를 면하게 됐다.

그러나 EU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한 르펜 후보가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까지 진출한 것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마크롱 후보 또한 “현재의 EU를 그대로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EU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공약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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