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대선 누가 이겨도 여소야대…'협치와 통합으로'

협치 없이는 국정운영 불가…국민통합 급선무
후보 성적표 따라 정계개편 회오리 전망

하루 앞둔 대선 /서울경제
대선까지 하루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누가 당선되든 새로운 정국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어 내각 구성부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각 후보의 성적표에 따라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일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선 후보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득표율에 따라 대선 이후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해 막판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만일 과반이나 2위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득표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룬다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다만 승리하더라도 ‘압도적 지지’를 받는 수준이 아니라면 국정운영이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여소야대에서 내각 구성부터 순탄치 않으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하반기 추경예산 편성이나 내년도 예산안 편성 등을 두고 야당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다면 집권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문 후보의 경우 두 야당과의 소연정 가능성, 나아가 국민의당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만일 문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민주당은 혼돈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책임론이 불거지며 문 후보 측근이나 당 지도부는 단숨에 최대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우 얼마나 득표하느냐에 따라 범보수 진영의 재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홍 후보가 ‘막판 대역전’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보수 진영도 홍 후보와 한국당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게 된다.

홍 후보가 패배하더라도 2위로 높은 득표율을 올릴 경우 한국당 내 홍 후보의 영향이 커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원근감에 따라 분류됐던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계파 분류는 의미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른정당과의 재통합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와 선거운동 기간 날카롭게 대립한 데다, 한국당 내에서도 유 후보와 그의 측근 그룹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상태다.


홍 후보가 3위나 그 이하의 결과를 맞이한다면 대선 패배의 책임론을 두고 당내 대립으로 친박과 비박의 갈등 구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로 보수 진영의 궤멸을 우려해 오히려 당내 결속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대선후보의 득표 성적에 따라 당의 명운이 좌우된다. 안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정국은 제3당인 국민의당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이 ‘중도’를 택했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기존의 거대 양당체제가 무너지면서 그야말로 다당의 협력체제에 의한 국정운영이 시작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 같은 야권진영의 1당인 민주당 내부의 균열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고, 범보수 진영의 이합집산 흐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혹시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2위’를 차지한다면 여전히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을 ‘영남 후보’인 문 후보나 홍 후보 가운데 누가 집권을 하더라도 국민의당과의 관계를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가 3등을 하거나 1위와 득표 차가 큰 2위를 한다면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맞을 수 있다. 안 후보나 지금의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물론, 일각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한 목소리도 새어 나올 수 있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가 만일 예상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계속 생존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당과는 보수 주도권 경쟁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 후보의 성적이 당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일과 같은 바른정당 집단탈당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진보정당 두 자릿수 득표에 성공한다면 정의당 재도약의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각종 개혁입법을 주도하면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 다만 충분한 득표에 실패할 경우에는 내부에서 책임을 물으며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내부 분열도 격해질 우려가 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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