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선데이타임스는 올해 영국 상위 1,000대 부자의 재산이 총 6,580억파운드(약 921조원)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억파운드 이상의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 수는 13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신들의 이름을 딴 금융기업 ‘힌두자그룹’을 운영하는 스리찬드·고피찬드 힌두자 형제는 지난해보다 32억파운드 늘어난 162억파운드로 재산을 불려 영국 최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포함해 재산을 총 10억파운드 이상 늘린 부호 수는 총 19명이었다.
신문은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돼 부자들의 재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고 지적했다.
파운드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경제호조 힘입어 런던증시 올라
AFP통신은 영국 부자들의 재산이 당초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난 것은 브렉시트가 오히려 영국 경제에 호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인 지난해 6월24일 파운드당 1.33스위스프랑으로 하루 사이 가치가 6.62%나 폭락했으며 현재도 1.28스위스프랑 안팎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파운드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영국 경제성장률은 미국이나 일본·프랑스 등을 웃도는 1.8%를 기록했으며 이는 기업가들의 재산 증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AFP통신의 설명이다. 특히 예상 밖의 경제 호조로 런던증시가 브렉시트 이후 상승 흐름을 타면서 부자들의 주식 가치는 크게 불어났다. 5일 현재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브렉시트 당일과 비교해 15% 오른 상태다. 또 파운드화 약세는 부자들이 가진 해외자산의 평가액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