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에 나선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과제로 국론통합을 꼽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에서 촉발돼 선거 정국을 거치면서 극심해진 국론분열을 치유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민심이 가져온 정권교체인 만큼 차기 정부는 정의롭고 공평한 민주주의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현식(40)씨는 “촛불민심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고 정권교체까지 이뤄냈지만 선거 후가 더욱 문제”라며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세대 간 갈등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화합의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윤상훈(42)씨도 “새 대통령이 선출된 만큼 나라가 빨리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부흥할 수 있도록 계층과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구성부터 당파와 계파를 가리지 말고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경호(59)씨는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여당이 패권정치를 종식시켜 정치권의 협치를 이뤄내는 게 우선”이라며 “출신이나 성향을 가리지 말고 능력에 따라 좋은 인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병모(39)씨는 “그동안 국민들은 주위 사람만 믿고 기용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며 “올바른 인재 등용이 통합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가 국정을 농단한 세력과 기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은 만큼 새 대통령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도 역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강원도에 사는 박정환(42)씨는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서민들도 당당히 살 수 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직장인 심은혜(34)씨 역시 “정유라씨의 부정 입학 등을 목격하면서 국민들이 희망을 잃고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며 “새 정부는 누구든 열심히 하면 잘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통합의 리더십과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방송 3사의 의뢰로 칸타퍼블릭 등 3개의 여론조사기관이 3,352명(예상 응답자 수)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출구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의 국정 방향이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51.4%가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 등 국민통합’을 꼽았고 ‘과거의 관행, 부패 비리 등 폐단을 척결’이 45.6%로 나타났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은 이 밖에 △서민경제 살리기 △안보위기 극복 △세월호 진실 인양 △사교육비 문제 해결 △미세먼지 해결 등 생활과 밀접한 부분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욱·박우인·김우보·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