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명진마을에는 38가구에 100여명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개표가 시작되자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여 200인분의 소고기국밥과 떡 등을 준비했다. 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마을 주민은 물론 외지 손님을 위한 잔치도 이어졌다. 마을회관 인근 2,645㎡(800평) 규모의 논은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마을 이장 김복순씨는 “고향에서 나온 대통령이 훌륭하게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며 “마을을 찾는 손님을 위해 음식을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어릴 적 친구라는 신해진씨는 “덕이 있고 국민을 평등하게 만들어주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생가는 지붕만 슬레이트로 교체한 뒤 대부분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문 대통령이 태어났을 때 탯줄을 잘랐다는 추경순 할머니가 2년 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현재 바로 옆에 새로 지은 집에서 큰아들과 함께 사는 추 할머니는 주위에서 ‘문재인’을 외치자 “꼭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며 웃었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도 들썩였다. 그는 부산에서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냈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개표방송을 지켜보기 위해 서면의 한 치킨집에 모인 지지자 80여명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연신 ‘문재인’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남고를 졸업한 우형철(52)씨는 “오늘은 축제의 날”이라며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이루고 개혁과제를 실천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열망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남고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문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영도구 남항동에서 만난 주정익(41)씨는 “문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치인생을 시작한 것은 19대 총선 때 사상구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라며 “문 당선인의 법무법인 이름 역시 ‘부산’이었던 것을 보면 평소 그가 부산을 고향으로 부를 만큼 애착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인생을 시작했던 사상구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이상도(56)씨는 “부산에서 영세업체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사상구에서 국회의원을 했기 때문에 영세업체를 위한 정책에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황상욱기자 부산=조원진기자 so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