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8일 전 거래일보다 51.52포인트(2.3%) 오른 2,292.76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인 4일 6년 만에 종전 사상 최고치(2,238.96)를 갈아치운 데 이어 더 강한 기세로 올라간 것이다. 이날 상승 폭은 2015년 9월9일 55.52포인트(2.96%) 이후 약 2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외국인 투자가의 대규모 순매수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6조원, 길게 보면 최근 6년 동안 주식형 펀드에서 26조원 넘게 환매했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형 펀드 잔액은 50조원이 붕괴될 상황에 처해 있다. 과연 두 주체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재까지 발표된 코스피 상장사들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높았으며 2017년 연간 실적 추정치도 상향되는 추세다. 1·4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실망감을 줬던 과거와는 다른 패턴이며 이로 인해 주가는 올랐지만 밸류에이션은 더 낮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 증가율은 1월 11%, 2월 20%, 3월 14%, 4월 24%를 기록하며 2·4분기에도 대형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또한 대선 등 정치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 수출뿐 아니라 내수 기업들도 향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증시는 다른 증시보다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평가를 항상 받아왔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낮은 배당 수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꼽는다. 그런데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얼마 전 자사주 매입, 소각을 발표했으며 분기 배당도 시행하기로 했다.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방안을 좀 더 강하게 추진할 것이며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해 그동안 소외됐던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가에 가장 중요한 기업 이익이 상향 추세에 있으며 그동안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꼽히던 요인들마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한국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경험할 것이다. 외국인은 국내 투자자가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의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