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체인 BGF리테일의 주가가 새 정부의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GS리테일과 함께 점포 수 확장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도 이익률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1인 가구가 확대됨에 따라 편의점을 찾는 고객의 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BGF리테일에 대한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BGF리테일은 올해 1·4분기에 매출액 1조2,156억원, 영업이익 3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1.3%, 42.9%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뛰어서 시장 전망치인 356억원을 넘어서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 호전은 주가에 바로 반영되고 있다. 11일 BGF리테일의 주가는 장중 한때 12만3,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1월 8만원대였던 주가가 이만큼 뛴 것이어서 상승세가 가파르다.
BGF리테일의 지난 1·4분기 실적은 ‘실속’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수익성 위주의 점포 출점 전략에 따라 지난해 3·4분기부터 큰 폭의 영업이익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점포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비용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뛰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1·4분기 동안 BGF리테일의 편의점 점포 수는 전체 점포 수 대비 16.3%인 416개나 늘었다. 악재도 잘 비켜나갔다. 지난해 12월부터 정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담배에 흡연 경고그림을 부착했는데 이것이 BGF리테일 점포의 수익을 크게 낮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흡연 경고그림 도입에 따른 담배 판매량 감소 폭은 약 2%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실적은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상품 구성이 빠르게 변화하며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BGF리테일의 수익성은 계절적 성수기인 2·4~3·4분기에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장기적으로 봐도 편의점 산업이 유망업종으로 부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값싸고 빠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편의점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은퇴 후 편의점을 차리려는 베이비붐 세대가 증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점포 수 급증으로 신규 점포들의 효율성이 정상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점당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품력 강화에 따른 담배를 제외한 기존점 성장률과 점포당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구조적인 편의점 채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편의점 붐’이 생긴 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의 점포 수 증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2011년 점포 수 증가율은 25.3%에 육박했고 이 중 40% 이상이 경쟁사로부터 뺏고 뺏기는 치열한 양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재개된 점포 수 증가는 개인 소매점과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점포 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온라인 전문 금융 서비스를 편의점에 접목해 손님을 끌어모으고 수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까지 기대된다. 실제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은행 설립이 허용되며 유통업체들의 금융 서비스 확대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일본 대형 유통업체인 AEON 그룹과 세븐앤드아이(Seven&I)홀딩스는 각각 카드와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양 연구원은 “일본 유통업체들은 소매 판매 채널을 통해 고객 트래픽을 유도해 꾸준히 계좌 수를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자신들의 유통 판매망을 벗어나 신규 채널 확장과 해외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