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백브리핑]사우디 "공공기관 외국인력 7만명 3년내 전원 해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외국인 7만명을 오는 2020년까지 모두 해고할 방침이라고 중동 전문 매체 뉴아랍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정부는 국가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향후 3년 내 공공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공공기관 내 외국인은 모두 사우디 국적자로 교체하도록 각 부처에 지시했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외국인 인력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 내무부는 쇼핑몰 내 외국인 고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장관 명의 명령을 발동했으며 지난 3월에는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90일 내 사우디를 떠나거나 합법적 지위를 취득하지 않을 경우 10만리알(약 3,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이날도 사우디 의사들의 취업 확대를 위해 외국인 치과의사 채용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잇단 외국인 축소 이유는

저유가로 경제 구조조정 압력 거세

개혁 일환으로 내국인 일자리 확충


사우디 정부의 잇단 외국인 고용축소 조치는 유가 부진으로 경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지자 과거 경기 호황기에 불어난 외국인 근로자들을 선제적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는 유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비전 2030’ 등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구조를 다변화하는 다양한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내국인 일자리 확충은 석유 및 외국인 인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부 개혁안의 핵심 요소다.

사우디는 호황기에 저임금 해외인력 등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현재 외국인 인구 비율이 전체의 30%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 취업 비중이 높은 소매업 분야의 경우 전체 근로자 150만명 중 내국인은 30만명에 불과할 정도다.

사우디 정부는 외국인 고용을 억제해 자본유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내국인 70만명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외국인 근로자 방출은 사회적 저항을 가중시켜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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