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검사출신 민정수석…주목되는 검찰 개혁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기용한 데 이어 11일 민정수석에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인사수석에 조현옥 선대위 성평등본부 부본부장, 홍보수석에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3명의 핵심 수석 가운데 단연 주목되는 인사는 조국 수석이다. 청와대가 신임 민정수석에 법조계 경력이 없는 학자를 기용한 것은 파격이다. 비검사 출신의 민정수석 기용은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에 대한 강력한 개혁 의지를 예고한 동시에 청와대가 스스로 낮은 권력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동안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이 쏟아질 정도로 정권의 보위 역할을 해왔던 게 주지의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검찰 개혁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조 수석이 학자 출신이어서 사정기관 간 갈등 조정 등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오히려 검찰과의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인이 개혁의 적임자일 수 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인사권 독립성 강화가 첫 단추다.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틀어쥐고 검사의 승진과 보직을 좌지우지해서는 정치검찰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 수석은 임명 직후 “민정수석이 검찰의 수사를 지휘해서는 안 된다”며 “검찰을 정권의 칼로 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검찰이 독점하는 수사권과 기소권도 마땅히 재조정해야 한다. 검경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서는 막강한 검찰의 권력화와 비대화를 막을 길이 없다. 검찰 개혁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역대 정부마다 실천하지 못했을 뿐이다. 다행히도 이번 대선에서 후보마다 검찰 개혁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번이야말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상을 곧추세울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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