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부터 수능 절대평가...내신 고득점 경쟁 달아오른다

■ 문재인 시대 학교 현장 어떻게 달라질까
국·영·수 주요과목 투자 줄고
학생부·면접 등 관심 늘어나
외고·자사고 등은 일반고 전환
사교육 열풍 한풀 꺾일 가능성
기업 지방대 채용 할당제 강화
지방 국립대 위상도 높아질듯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학부모와 예비 수험생들의 교육 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실시,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등 굵직한 교육 공약을 내세운 만큼 학교 현장과 학생들의 수험공부 방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집단은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문 대통령은 현재 중3 학생이 대입시험을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수능을 절대평가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역시 수능 개편안과 함께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오는 7월 중 결정한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수능 영어 영역이나 한국사 영역에 적용되는 절대평가를 전 과목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현재 중3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학생부 전형을 위한 내신 고득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전 과목이 절대평가가 되면 사실상 자격고사 수준으로 전락해 면접이나 학생부 등 다른 평가요소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정시 전형보다는 안정적인 학생부 전형을 노리기 위해 내신만 관리하는 학원에 다니는 등 내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도 고등학교 진학 예정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특목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아울러 외고·국제고·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하는 현행 제도 대신 일반고와 같이 후기모집으로 학생을 선발해 자연스럽게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도 도입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학생은 물론 특목고 대비 영재교육 등 초등학생까지 번져 가는 사교육 열풍이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슬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외고·자사고 등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공약은 주요 대선후보들이 모두 내세웠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안”이라며 “일반고가 갈수록 황폐화하는 상황을 막고 지나치게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의 교육 방침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험생들의 서울 선호 현상으로 갈수록 입학 커트라인이 낮아졌던 지방 거점 국립대 등의 위상이 예전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입시와 취업 등에서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학력 및 출신학교 기재란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학력·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과 지방대 채용 할당제 강화 등을 공약했다.

오 평가이사는 “지금처럼 취업이 사회적 화두인 상황에서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과 지방대 채용 할당제 등의 제도가 동시에 마련되면 서울 중·하위권 대학을 가느니 차라리 지방 국립대에 가려는 분위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학별로 전형이 다양한 만큼 지방 국립대 등을 전략적으로 노리고 준비하는 중위권 수험생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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