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베스트바이 및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는 31일부터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 공기계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갤S8 공기계 가격은 724.99달러로 약 82만원이다. 한국 판매가격인 102만8,000원보다 20만8,000원, 25% 가량 낮은 가격이다.
한국과 미국의 공기계 가격 차이는 애플이나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이폰7’의 공기계 가격은 한국이 92만원, 미국이 649달러(약 73만3,000원)로 18만7,000원, 24% 가량 더 비싸다. 국내 소비자들이 공기계 구매에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제조사들은 가격 차이 이유로 국가별 세금, 유통비용, 사후정책 등을 꼽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격은 국가별 세금이나 현지 사업자 유통비용, 사후정책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갤S8도 특소세랑 부가세가 높은 터키 등에서는 135만 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공기계 가격 차이는 물론이고 한국 내에서도 제조사 매장을 통해 공기계를 구매하면 통신서비스를 가입하면서 구매할 때보다 10% 가량 더 비싸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기계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 폐지돼도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지원금 상승은 어려운 반면, 산발적으로 올릴 수 있는 지원금 때문에 오히려 출고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며 “분리 공시 도입도 기업들이 오히려 아주 낮은 지원금을 공식적으로 책정한 뒤 개별 유통망에 대한 리베이트로 영업을 강화할 수 있어 출고가 인하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계통신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알뜰폰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자급 단말기(공기계) 시장 활성화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공기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공기계에 ‘유심칩(USIM)’만 별도로 구매해 넣어 쓰는 알뜰폰 ‘유심요금제’ 등의 사용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스마트폰 공기계는 가격도 비싼데다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판매 자체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