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정(사진) 작가가 11일 정독도서관 ‘지혜의숲’에서 열린 ‘스스로 회복하는 치유의 심리학’ 첫 강의에서 번아웃(burn out) 증상을 인문학적으로 해소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모래알같이 흩어진 요즈음 같은 시기에는 마음을 잃기 쉬워요. 그러니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내 마음에 집중해야만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 11일 정독도서관에는 중장년층 30여명이 강의실 ‘지혜의 숲’에 모였다. 최옥정(사진) 작가의 고인돌 강의 ‘스스로 회복하는 치유의 인문학’을 듣기 위해서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로 5회째다.
이성복 시인의 시 ‘그날’에서 ‘모두가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마지막 구절을 인용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부제로 강의를 개설한 최 작가는 중장년층의 심리적 소외와 신체적 통증의 원인을 심리학적, 문학적으로 풀어보고 스스로 해소하면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인문학적 치유법을 수강생들과 공감하며 강의를 풀어나간다.
“하루 여덟 시간 꼬박 읽고 쓰면서 여러 해를 보내면서 스스로 번아웃(burn out) 증상을 겪고 주위를 돌아보니 대부분 비슷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강의를 맡게 된 배경을 설명한 최 작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섬세한 감각으로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장 모르는 대상이 아마 ‘나’ 자신일 것”이라면서 강의를 풀어나갔다.
최 작가는 크리스티나 베른트의 저서 ‘번아웃’을 소개하면서 “번아웃은 다 타버린 몸과 마음이 보내는 구조요청입니다. 다 타버려 재만 남고 ‘아웃’돼버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특별한 증상도 없고 병명도 받지 못한 채로 일상에서는 실수를 연발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지점에 다다르게 되면 너무 늦다”고 진단했다. 번아웃 증상이 계속되면 내성이 생기게 되고,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신뢰가 깨지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작가는 이어 “대부분의 중년층이 앓고 있는 병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번아웃 증상과 흡사하다”면서 “내 몸에 에너지가 방전되고 있는지 주의해서 살펴보고 그런 느낌이 감지되면 더 늦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먼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변에 널리 알려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선언하면 못하고 지나치는 일에 미련을 갖지 않게 되고 홀가분해진다”고 처방을 내렸다.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추천하는 최 작가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강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글쓰기 방법도 소개할 예정이다. 강의는 총 3회로 25일까지 열린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를 오는 12월까지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