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송 된 SBS 새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3,4회에서는 억울하게 전 남친 장희준(황찬성 분)을 죽인 살인 용의자로 기소 된 은봉희(남지현 분)가 노지욱(지창욱 분)의 양심선언 덕분에 극적으로 풀려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수상한 파트너’ 캡처
만났다 하면 티격태격 싸우기 바쁘지만 사건이 벌어진 직후부터 지욱을 향한 강한 믿음을 내비친 봉희와 자신의 탄탄대로 대신 그녀의 무죄를 믿어 준 지욱의 큰 결단까지 두 사람의 케미는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마치 맞춤 옷을 입은 듯 은봉희 역에 더할 나위 없이 녹아 든 남지현을 만난 한 회였다. 이보다 억울할 순 없었다. 그저 심각한 근시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고, 문득 떠오른 지욱과의 초밀착 스킨십 이후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한 번 쐬었을 뿐이다.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이 행동이 봉희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고, 남지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 들어 시청자들을 그녀의 웃픈 인생사 속으로 단숨에 끌어당겼다.
이 날 방송에서는 남지현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남지현은 몰아치는 상황들 속에 무참히 내던져진 은봉희의 혼란스러움을 핏기 없는 얼굴, 쉼 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떨리는 목소리로 다채롭게 표현해냈다. 특히 피범벅이 된 몸을 씻으러 들어간 샤워실에서 목 놓아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가슴 찡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겉으로는 악바리처럼 강해 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여린 소녀 같았다. 남지현은 죽은 희준에 대한 원망과 미안함이 뒤섞인, 자신에게 닥친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한 듯 쉴 새 없이 눈물을 쏟아내 애잔함을 더했다.
남지현은 지난 첫 방송에서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통쾌한 사이다 돌직구와 사랑스러운 애교까지 겸비한 무한긍정 비타 은봉희를 만들어낸 지 단 하루 만에 애잔하고 씁쓸한 은봉희까지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월등한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는 남지현의 연기 완급조절은 앞으로 그녀가 그려낼 은봉희의 좌충우돌 인생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편 ‘수상한 파트너’는 매주 수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