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넷마블게임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권영식(앞줄 오른쪽 세번째)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넷마블은 수요예측 단계부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수요예측에 1,049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확정공모가 기준 수요예측 신청액은 512조원에 달했다. 공모가 상단인 15만7,000원 이상을 공모가로 제시한 기관투자가도 80.7%를 기록했다. 주식의 80% 수준인 1,356주가 기관투자가에 배정됐고 외국인들은 813만8,658주를 보유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넷마블게임즈는 상장 직후 17만1,500원까지 상승했으나 외국인이 173만주(2,849억원)를 팔며 하락세로 전환해 시초가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전체 거래량 635만주의 28%에 달하는 매물을 외국인이 쏟아낸 셈이다.
외국인이 이처럼 넷마블게임즈에 매물을 쏟아낸 것은 넷마블게임즈가 주요 벤치마크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이르면 오는 6월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시가총액이 13조8,110억원으로 코스피시장 기준 21위에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도 예상되고 있다. 벤치마크 지수에 종목이 편입될 경우 외국인은 물론 기관들은 자동으로 일정 수준 편입해야 하는 만큼 공모에 참여해 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단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6월9일 코스피지수 편입이 예상된다”며 “공모물량은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지수 편입 이후 보다 좋은 조건의 가격에 편입하려는 외국인의 투자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 있는 외국인의 매도 속에 넷마블게임즈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넷마블게임즈의 유통 가능 주식 수가 적어 주가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15% 수준인 1,307주에 불과하다. 2주 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1% 수준인 56만1,600주, 한 달 뒤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2%인 199만8,994주다.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는 점 역시 넷마블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넷마블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한 PC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에 이어 2013년부터는 모바일 게임에 역량을 집중, 다수의 흥행작과 안정적인 퍼블리싱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다변화된 게임들은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강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에 힘입어 올 1월에만 2,583억원의 매출과 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일본과 중국 등에 게임을 출시할 경우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과 수급요인에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3조7,263억원을 기록, 기존 게임업종 시총 1위 기업인 엔씨소프트(036570)(7조6,971억원)를 가볍게 앞지르며 ‘게임주 왕좌’를 차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콘텐츠 업데이트와 해외 진출에 따른 모바일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 확대 기조, 3,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모바일 개발 인력이 뒷받침된 연 17종의 신작 출시 계획,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주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HMC증권은 넷마블게임즈의 단기 적정주가를 20만원으로 예상했고 주요 증권사 평균은 16만9,500원이다
한편 이날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으로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3조원대 주식 부호로 올라섰다. 방 의장은 넷마블 지분 24.47%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모가인 15만7,000원을 기준으로 보유주식가치는 약 3조2,500억원에 이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기존 6위였던 이재현 CJ 회장보다 1조원가량 더 많은 수치다. 방 의장은 지난달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한국의 50대 부자 가운데 24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 600명도 돈방석에 올랐다. 전체 스톡옵션 발행주식 133만8,636주의 행사가격과의 차익규모는 992억~1,474억원에 이른다. 2015년부터 근무한 넷마블게임즈 본사 직원의 경우 평균 1억5,000만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