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한국당 '복당' 당내 갈등 봉합했지만...

정우택, 바른정당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
홍준표 "친박 좀 빠져줬으면..."
당권 주도권 싸움 불씨는 남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지지자가 건넨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 탈당파의 일괄복당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봉합했다. 당권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2일 비상대책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바른정당 탈당파의 일괄복당 및 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당원권 회복조치를 전격 수용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인적 불만과 섭섭함이 있더라도 과거를 털고 단합해 제1야당으로서 본연의 책무를 최우선시해야 한다”며 “오늘의 이 결론은 모든 것을 감안한 저와 비대위원들의 대승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바른정당을 탈당한 13명의 의원을 복당하고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당원권 정지도 해제했다.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선거 막판 단행한 조치를 당에서 수용한 셈이다. 대선에서 홍 전 지사가 24%의 득표율을 얻어 당을 기사회생시킨 공에 기반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다만 당권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지사는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 갖고 싸울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한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잠시 이 땅을 떠나 있다가 곧 돌아와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 곁에 있도록 하겠다”며 “부족함이 많았던 저희 한국당은 쇄신 또 쇄신으로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는 6월 말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홍 전 지사가 ‘문재인 모델’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처럼 당 대표를 맡아 당내 세력을 확보한 후 대권에 재도전하는 식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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