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이 12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퍼트라인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2일 드라이버 샷 하는 유효주. /사진제공=KLPGA
12일 수원CC(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날 리더보드 상단에는 낯선 이름이 눈에 띄었다. 이나경(27)과 유효주(20)가 그들이다. 이나경은 버디만 8개를 쓸어담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8언더파 64타의 코스 레코드를 작성했다. 지난해 장수연이 기록한 65타를 1타 앞당겼다.
유효주도 버디 8개를 몰아쳤다. 다만 9번홀(파4) 보기가 하나 있어 7언더파 65타로 이나경에 1타 뒤졌다.
공동 선두 이나경과 공동 3위 유효주 모두 올 시즌 신인으로 이 대회 전까지는 컷 탈락하기 일쑤였다. 둘의 공통점은 선배들을 주눅 들게 하는 가공할 장타다. 이나경은 161㎝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키가 작은 편이지만 “그동안 대회를 치르면서 저보다 멀리 친 선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드라이버 샷 거리에 자신 있다. 이날 8개 버디가 모두 2m 안쪽 거리에서 나왔을 만큼 장타자 이점을 톡톡히 봤다. 평균 265야드 이상 친다는 그는 “(대표 장타자인) 김세영이 국내 2부 투어를 뛰었을 때 제가 조금 더 나갔었다”고 돌아봤다. 유연성을 장타 비결로 꼽은 이나경은 “티샷 실수가 나오면 크게 밀리는 편인데 이번 대회장은 큰 실수가 나올 만한 코스는 아니어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며 “기회가 왔을 때 치고 올라가서 이나경이라는 이름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나경은 8년간이나 2부 투어에 머물다 지난해 말 시드전에 턱걸이 합격하는 감격을 맛봤다. 2부 투어 시절에는 월급 70만원인 골프장 진행직원으로 ‘투잡’ 생활도 했다. 이나경과 달리 유효주는 2부 투어를 한 시즌만 경험하고 1부 무대를 밟았다. 170㎝의 큰 키를 이용해 드라이버 샷 평균 260야드를 찍는다. 유효주는 현재 미국 무대를 누비는 스타플레이어 김효주와 이름이 한자(孝周)까지 같다. 그래서 김효주의 활약은 늘 자극이 됐다고 한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김효주가 마침 이번 대회에 출전(첫날 1언더파)하면서 두 효주의 만남이 이뤄졌다.
한편 2012시즌 3승 뒤 부진했던 김자영도 버디 8개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쓰며 선두로 나섰다. 올 시즌 1승이 있는 김민선은 7언더파 공동 3위. 상금 랭킹 1위 김해림과 2위 이정은도 각각 4언더파와 5언더파로 출발해 우승경쟁은 대혼전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상금 2위 고진영도 5언더파를 적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