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빌딩(거래 금액 500억원 이하)으로 향하는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저금리 및 경기불황 등의 상황에서 고정 임대수익을 원하는 유동 자금이 몰려든 탓이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의 진입 또한 늘어나면서 중소형 빌딩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조5,600억원 규모의 중소형 빌딩 시장=14일 중소형 빌딩 매매·정보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중소형 빌딩 매매는 총 238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192건)보다 24%(46건) 늘어났다. 이에 따른 거래규모는 1조5,600억원으로 조사된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규모(1조 1,500억원)보다 35.7%(4,100억원) 증가한 것이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최근 중소형 빌딩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는 넘쳐나지만 이런 수요를 받쳐줄 만한 물건이 모자랄 정도”라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다는 이유로 매수자가 나타나면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액대별로 분류해보면 50억원 이하의 소위 ‘꼬마빌딩’의 거래가 전체 거래건수의 61.3%(146건)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다만, 거래금액으로 봤을 때는 200억원 이상 빌딩이 거래건수는 8건에 불과했지만 3,700억원 규모가 거래돼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1·4분기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금액이 큰 거래가 특히 늘어난 것”이라면서도 “이런 호황세가 올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누가 어디에 투자하나=중소형 빌딩 시장은 통상 개인 투자자가 비중이 법인보다 높다. 올 1·4분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3월 총 매수 거래 중 개인 투자자 매수가 182건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법인 거래는 56건으로 24%였다. 이 중 개인 투자자는 50억원 이하 빌딩에 투자하는 경우가 12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법인은 50억~100억원의 빌딩을 매입하는 경우가 20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다만, 주체와 관계없이 서울 강남구 매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티코리아가 서울 지역(자치구 기준) 중 투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개인의 경우 강남구, 마포구, 송파구, 서초구, 용산구 등의 순을 이뤘다. 법인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마포구, 종로구가 차례로 순위를 차지했다.
◇임대수익용 투자가 압도적...시세차익 노린 투자자 역시 증가=올 1·4분기 중소형 빌딩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건물 매입 목적이 임대수익을 위한 투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 기간 동안 이뤄진 거래(238건) 중 임대수익용은 137건으로 전체 중 58% 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투자형(72건)보다 2배 가량 많이 거래된 것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사옥형은 24건(10%) 거래됐고, 분양상가용은 5건(2%)이다.
문 선임연구원은 “강남권의 경우 임대수익률은 3% 초반대로 파악되는 등 수익률이 생각하던 것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다른 투자처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중소형 빌딩 시장은 구미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