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신약 드물어서…토종 제약사 존재감 ↓

건강보험 급여액 300억 이상 품목
국산 2012년 18개→지난해 12개로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춘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재가공


건강보험 급여액(환자 부담 포함)이 연간 300억원 이상 의약품 중 외국산이 최근 5년 동안 26개에서 32개로 늘어난 반면 국산은 18개에서 12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제약사들이 속속 신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시장 주도력이 떨어지고 국내 판권을 사들인 약이나 복제약 위주의 마케팅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산 신약에서도 올해 처음 300억원 이상 품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화학(051910)의 당뇨병약 ‘제미글로정’이 2014년 100억원대에 진입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253억원으로 급여액이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과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012~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지급 청구된 ‘건강보험 급여액 100억원 이상 의약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건강보험 급여액이 300억원 이상인 44개 의약품 가운데 국산의 비중은 41%(18개)에서 27%(12개)로 감소했다. 2012년에는 급여액 ‘톱10’에 동아에스티(170900)의 위염약 ‘스티렌정’(810억원), 대웅제약(069620)이 도입한 치매약 ‘글리아티린연질캡슐’(690억원) 등 2개가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두 품목의 급여액은 지난해 각각 237억, 189억으로 추락했다.

국산 의약품 가운데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액 1위 품목은 간이식 환자의 B형간염 재발 예방을 위한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 ‘헤파빅주’(635억원)로 전체 11위에 그쳤다. 개량신약 중에서는 한미약품(128940)의 고혈압 복합약 ‘아모잘탄정’이 562억원(18위), 복제약 중에서는 삼진제약(005500)의 항혈전약 ‘플래리스정’이 527억원(19위)으로 급여액이 가장 많았다. 자체 제제기술을 적용한 플래리스정은 오리지널인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643억원)를 상당 수준 따라잡았다.

건강보험 급여액이 300억원을 넘는 다국적제약사들의 의약품 비중은 5년새 59%(26개)에서 73%(32개)로 늘어났다. 제약회사 기준으로는 화이자가 5개로 가장 많았고 베링거인겔하임·아스트라제네카·MSD가 각각 3개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진출이 늦은 길리어드사이언스는 B형간염약 ‘비리어드정’(1,477억원)과 C형간염약 ‘소발디정’(832억원)으로 지난해 급여액 1위와 5위를 차지했다. 소발디정은 일부 의료기관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C형간염 환자가 집단 발생한 데다 지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단숨에 5위로 부상했다. 화이자의 고지혈증약 ‘리피토정’이 2위(1,433억), 로슈의 유방암 항체치료제 ‘허셉틴’이 3위(1,026억), 4위(961억)는 2012~2015년 1위에서 떨어진 BMS의 B형간염약 ‘바라크루드정’이 차지했다.

한편 국산 신약은 올해 처음으로 300억원 이상 품목이 나올 전망이다. LG화학의 당뇨병약 ‘제미글로정’이 2014년 100억원대에 진입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253억원으로 급여액이 배 이상 뛰어서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약 ‘카나브정’(236억원), 일양약품(007570)의 위·십이지장궤양약 ‘놀텍정’(176억원)은 2015년보다 각각 11%, 19% 증가했다. 종근당의 당뇨병약 ‘듀비에정’(130억원)도 처음으로 100억원대에 들어왔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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