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연합뉴스
홍콩에서 산 금괴를 운반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금괴 13억원어치를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가로챈 금괴를 일본 야쿠자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17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30)씨 등 9명을 구속하고 B(21·여)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올해 3월 2일 오전 9시 4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 내 탑승 게이트 앞에서 한국인 무역업자 C(30)씨가 홍콩에서 갖고 온 1kg짜리 금괴 29개(시가 13억원 상당)를 건네받고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금괴를 일본 후쿠오카까지 운반해 주면 사례비를 주겠다고 C씨가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한 지인 B(27)씨와 짜고 운반책 역할을 할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집했다. B씨가 모집한 여성 4명 등 1차 운반책 5명이 인천공항 탑승 구역에서 C씨의 금괴를 건네받아 중간 수거책에게 건네면 2차 운반책 6명이 후쿠오카가 아닌 오사카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전직 미용사 출신인 A씨의 지인(47)이 이들과 함께 오사카로 가 평소 알고 지낸 일본 야쿠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10억원에 금괴 29개를 팔아넘겼다.
이들은 판매대금으로 각자 역할에 따라 한 명당 500만∼2억원씩 나눠 가졌고 이 돈으로는 외제차량을 사거나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운반책들로부터 금괴를 수거해 인천공항 탑승 게이트에서 2차 운반책들에게 넘긴 이는 경찰에 체포돼 자신이 모든 범행을 주도했다고 거짓말을 했으나 통화 내용 등을 분석한 경찰이 추궁하자 총책 등 공범이 있다고 진술했다.
일본은 여행객 1인당 금괴 3∼4㎏까지 반입할 수 있으며 통상 홍콩보다 10%(1㎏ 금괴 1개당 5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금괴 무역상들이 홍콩에서 금괴를 산 뒤 많은 양을 나눠 갖고 일본으로 입국하기 위해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