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만간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 해제” 소문 무성

구체적 한국단체여행 재개 및 금한령 해제 움직임은 아직없어
현지업계, 일부 대형 국영 여행사의 단체 비자신청이 신호탄 될 듯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사라진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연합뉴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조치로 3월부터 본격화한 중국 당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령이 조만간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중국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17일 중국 현지의 한 관계자는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 해제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난 10일 중국국가여유국이 자국 여행사 관계자를 불러 회의를 열고 이르면 20일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령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가 돌았지만 사실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한·중 관계 개선 신호가 보이고 중국 일대일로 글로벌 포럼에 한국 대표단이 참가하면서 중국 내 여행 시장에서는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와 관련해 조만간 정책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한국 여행을 금지 시킨 것이 아닌 만큼 금한령 해제 과정도 공식적인 발표가 아닌 대형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 비자 신청 허가 등의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 기관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여행 해제 조치를 푸는 방식이 어떤 형태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하기 보다는 일부 대형 여행사에 전화로 구두 메시지를 전하고 몇몇 대형 여행사의 한국행 여행 상품 판매가 시작되면 중소형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사로 관련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새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18~20일 이후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한국행 단체여행 해제 조치 움직임이 가시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당국에서 한국 특사단의 방문과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판단을 할 경우 전격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섣부른 기대에 대한 경계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현지 공관의 한 관계자는 “새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 관련 당국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한국행 단체여행 제한 해제 조치와 방송 콘텐츠 제한 해제 등의 움직임이 언제 가시화할지 예측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 조치가 심했던 중국 콘텐츠 시장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다. 17일 중국 콘텐츠 업계 관계자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그동안 금한령으로 방영이 연기됐던 일부 콘텐츠에 대해 중국 관련 회사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한류 스타 이종석이 출연한 한중 합작 드라마 비취연인의 경우 금한령으로 연기됐다가 다시 편성 소문이 돌자 중국 현지 콘텐츠 업계의 계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비취연인의 방영이 연말로 확정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PD가 제작한 한 예능 프로그램 역시 금한령으로 심의가 통과되지 않았지만 최근 프로그램 제목과 편성한 방송사를 변경한 끝에 5월 방영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유쿠 등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송혜교·전지현 등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광고가 다시 등장했으며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도 두 달여 만에 복구돼 운영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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