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수입차] "차별화로 승부"…비독일 유럽차 약진

볼보 '90'모델 앞세워 판매 36% ↑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는
고급 감성으로 고객 사로 잡아
피아트 500X·시트로엥 C4는
튀는 디자인으로 마니아층 선호

국내 수입차 시장은 한동안 독일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61.2%를 기록했다. 디젤 게이트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급감했음에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10대 중 6대가 독일 차였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점유율이 68.5%에 달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정지가 장기화되면서 독일 브랜드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 1~4월에는 59.8%를 기록해 60%선이 무너졌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선전하고 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공백이 크다.



그 틈을 비집고 일본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스웨덴·프랑스·이탈리아 등 비독일 유럽 브랜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비독일 유럽 브랜드들의 판매 확대는 수입차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는 분석이다.

볼보 ‘더 뉴 S90’은 최첨단 반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대형 세단이다.   /사진제공=볼보코리아



최근 가장 주목받는 비독일 브랜드는 스웨덴의 볼보다. 볼보는 올 1~4월에 총 2,22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6.1%가 늘었다. 지난해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 뉴 XC90’을 국내 출시하며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정체성을 확립,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플래그십 세단인 ‘더 뉴 S90’을 론칭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크로스 컨트리’를 출시하면서 90 클러스터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올 뉴 XC90과 더 뉴 S90은 1~4월 각각 476대와 518대가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는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최근 들어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세단인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를 앞세워 연간 2,000대 판매를 넘보고 있는 마세라티는 브랜드 첫 SUV인 ‘르반떼’가 판매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올 들어 본격 판매되고 있는 르반떼는 마세라티 특유의 고급 감성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약 400대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 ‘500X’는 귀여운 외관과 달리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사진제공=FCA코리아


피아트는 소형 ‘500X’를 앞세워 입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 500X는 지난해 총 211대가 팔리는 데 그쳤지만 올 들어 4월까지 871대나 팔렸다. 큰 폭의 할인 판매를 실시한 것이 주효했지만 피아트 특유의 차별화된 감성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00X의 판매가 늘면서 피아트의 1~4월 판매량도 전년 대비 364%나 증가했다.

프랑스 브랜드인 시트로엥도 약진 중이다. DS 시리즈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지난해 8월 출시된 소형 SUV ‘C4 칵투스’가 꾸준하게 팔리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355대가 팔렸던 C4 칵투스는 올 1~4월에 벌써 288대나 판매됐다. 미니밴인 ‘그랜드 C4 피카소’도 같은 기간 129대가 팔리는 등 시트로엥은 다목적차량(MP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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