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작가의 졸업작품은 아버지의 유명세 때문에 누리꾼들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서울경제DB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35) 작가가 청와대 인근 삼청로 소재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 참여한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 문 작가가 새 전시에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17일 금호미술관에 따르면 총 7팀(8명)이 참여해 오는 24일 개막하는 기획전 ‘빈 페이지(Blank Page)’에 문준용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 측 관계자는 “2012년부터 지속해 온 관람객 공감각 체험전의 일환으로 비물질적 소재와 공간성에 집중하는 전시의 성격에 부합해 올 초부터 문 작가에게 참여를 의뢰해 준비해왔다”면서 “관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 움직임에 따라 벽면에 드로잉이 그려지는 인터랙티브 작품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뉴욕 파슨스 스쿨에서 공부한 문 작가는 ‘채용 특혜’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미술계에서는 인터랙티브아트와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주목받아 온 젊은 작가다. 관객 반응형이자 교감형 미술인 인터랙티브 아트는 ‘소통’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문 작가가 아버지 문 대통령과 닮은꼴이라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는 신기술을 도입해 예술적으로 구현하는 분야다.
문 작가가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초청돼 선보인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이라는 작품은 사교의 장을 상징하는 테이블에 관람객의 신체가 닿는 순간 먼지괴물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그해 하반기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이듬해에는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2012년 9월 개막한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서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미디어 작품을 선보였지만 문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나서는 바람에 작품 자체로 평가받을 기회가 줄어들었다. 당시 비엔날레 총감독이던 유진상 계원예대 교수는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의 미디어아트 분야 전문가인 파울라 안티넬리 큐레이터와 유망한 한국의 미디어 작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던 중 알게 돼 포트폴리오를 받았고 작품을 의뢰했다”면서 “문 작가의 가족관계를 안 것은 나중 일”이라고 말했다. 문 작가는 2011년 모마에서 열린 ‘톡 투 미’ 전에 참여했었다. 이번 금호미술관 전시에는 양정욱,김주리,박재영,박여주,진달래&박우혁,박제성 등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한다.
한편 문 작가는 대선 기간이던 지난달 20일 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에서 개막해 7월 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플레이 아트, 놀이하는 미술’에도 참여 중이다. 놀이에서 조형성과 철학을 발견하고 놀이의 형식을 예술작품으로 구현해 보인 전시로 문 작가 외에 위영일·김용관·에브리웨어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인들이 함께 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