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도둑’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시청하는 데 1인당 연간 16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서울경제DB
소비자가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보는 데 쓰는 경제적 비용이 1인당 연간 16만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18일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하 녹소연)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해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보는 데 데이터 비용으로 6만6,613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광고 시청에 따른 기회비용 9만4,389원을 합하면 소비자 1명당 연간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보는 데 쓴 비용은 총 16만1,002원으로 추정됐다.
데이터 비용은 DMC미디어의 ‘2016년 인터넷 동영상 시청 행태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하루에 15초 고화질 광고(7.3MB) 4편을 시청한다. 녹소연은 여기에 KT의 5만원대 데이터 요금 기준 1MB당 비용 6.25원을 곱해 연간 데이터 비용을 계산했다.
광고 시청에 따른 기회비용은 2015년 근로자 평균 임금(1초당 4.31원)에 연간 모바일 광고 시청 시간(15초x4편x365일)을 곱한 값이다.
녹소연은 “일반적으로 동영상 시청에 앞서 제공되는 15초 광고는 이용자가 임의로 중지하거나 건너뛸 수 없도록 설정돼 있다”며 “이용자는 사실상 월평균 이용료가 1만3,000원에 달하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는 동영상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검색 광고와 배너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7.8% 늘어난 2조9,670억원으로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 3사와 3,700여개 신문사 광고 매출 전체를 합산한 금액보다도 많았다.
녹소연은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 사업자가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수많은 이용자의 시간·경제적 비용 지출에 무임승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형 포털은 막대한 광고 수익에 걸맞은 이용자 보호 제도를 갖추고 공정경쟁을 위한 책무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광고 영상을 보는 데 쓰는 데이터량 등을 이용자에게 고지하고, 광고 시청에 대한 포인트를 주는 등 보상 정책이 필요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털 등 인터넷 업계에서는 동영상 광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방송사(콘텐츠 제작사) 측이 가져가는 상황에서 광고 시청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경우 동영상 광고비의 90%를 지상파 방송사 등이 설립한 스마트미디어랩(SMR)이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이용자는 LTE보다 저렴한 와이파이망에서 동영상을 보기 때문에 실제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며 “또한,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해외 사업자와 달리 매년 망 사업자에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망 사업자들이 사용자와 인터넷 사업자에 이중과금을 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