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A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가 랜섬웨어 공격에 대비해 보안패치를 개발하고도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경우에만 이를 제공해 온 사실이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이버 공격 사태가 대규모로 확산된 책임이 상당 부분 MS에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1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MS가 지난 3월 사이버 공격의 위험을 인지하고 보안패치를 마련했으나, 기기당 1,000달러를 지불하는 경우에만 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MS는 구형 운영체제인 윈도 XP 정규 기술 지원이 끝난 이후 기술 지원 비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2014년에는 200달러, 이듬해 400달러, 2016년에는 1,000달러까지 올랐다. 결국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비롯한 정부 기관은 결국 MS의 기술 지원을 포기했다. NHS는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의 주요 피해자다.
MS는 최신 버전인 윈도 10에도 추가 보안기능 제공 시 비용을 청구했다. 로저 카이 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는 MS의 보안패치 비용 정책은 랜섬웨어 확산을 방조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존 개퍼 FT 부에디터는 “랜섬웨어 사태는 구식 윈도 버전을 사용하던 이용자를 새 윈도 구매로 유인했으며, 정부가 당국자에 한해 보안을 낮추라고 압박하는 것에도 저항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랜섬웨어로 MS가 수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오만드 전 영국감청기관 정부통신본부 본부장은 “MS가 XP 기술 지원을 유지했어야 한다”며 “랜섬웨어 확산에도 방조하다가 피해규모가 거대해지자 그제야 XP용 보안 패치를 배포했다”고 비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