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이 19일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시즌 20호 골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레스터=로이터연합뉴스
“두 유 노 박지성?(Do you know Ji-sung Park?)”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퇴)은 영국을 방문하는 여행자나 유학생들이 현지인과 대화를 풀어나갈 때 가장 간단하게 던지는 화두였다. 독일로 장소를 옮기면 목적어를 ‘차붐(차범근 현역 시절 애칭)’으로 바꾸면 됐다.
이제는 손흥민(25·토트넘)이다. 손흥민은 유럽축구 중 가장 인기 있는 무대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2016-2017시즌 20골을 돌파, 차범근이 갖고 있던 한국인 유럽파 한 시즌 최다골(독일 분데스리가 1985-1986시즌 19골)을 경신했다. 더불어 박지성의 잉글랜드 무대 통산 득점 27골을 넘어선 29골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득점 기록도 다시 썼다. 분데스리가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옮긴 지 단 두 시즌 만에 이뤄낸 쾌거다.
◇한국이 발굴하고 독일이 키워 잉글랜드에서 폭발한 손=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원정에서 2골 1도움을 올려 6대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시즌 21골에 6도움. 1대0이던 전반 36분 델리 알리의 수비 키를 넘긴 패스를 논스톱으로 연결한 20호 골이나 3대1이던 후반 26분 오른발로 감아 찬 중거리 슈팅 모두 작품이었다. 오는 21일 오후11시 헐시티와 시즌 최종전이 남아 있어 기록을 더 늘릴 여지도 있는 손흥민은 23일 귀국해 국내 팬들을 만난다.
◇토트넘의 자랑, 공포의 ‘KAS’ 라인=손흥민이 시즌 20골을 넘어서면서 토트넘은 한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를 3명이나 보유하는 진기록을 썼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초 기록이자 1882년 토트넘 창단 후 13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해리 케인(시즌 29골)과 알리(21골),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KAS’ 공격 라인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삼각편대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케인과 알리가 올 시즌 거의 붙박이 주전으로 나선 데 비해 손흥민은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14골의 손흥민은 90분당 0.63골을 기록한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는 알리(17골)는 0.51골, 리그 득점 1위인 케인(26골)은 0.95골이다.
이날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8.72점으로 10점 만점의 케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은 손흥민은 “첫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기쁨을 감추기 힘든 날이지만 아직 차범근 감독님을 따라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다음달 13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에서 8개월 만의 A매치 득점에도 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