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로고 /위키피디아
전 세계 기업들의 ‘재택근무’ 열풍을 주도해온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재택근무제를 사실상 전격 폐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BM이 자택에서 근무해온 직원들에게 “한 달 안에 거주지 근처의 지사 사무실로 복귀하거나 퇴사하라”고 통지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귀 명령은 주로 마케팅, IT, 인공지능 왓슨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지난 2월부터 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IBM 재택근무자는 약 15만명 규모로 이 가운데 몇 명이 복귀 대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택근무제 도입의 선구자임을 자처했던 IBM은 1995년 제도를 도입한 후 유연한 근무환경이 부동산·교통 비용 절감 외에 직원의 창의성을 북돋아준다면서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장기간 실행 결과 비용절감으로 얻는 이익보다 실적 타격이 더 크다는 결론에 도달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IBM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장 기대한 부분은 부동산 비용 절감으로 실제 회사 측은 1995~2009년 부지 매각으로 1,000만달러의 비용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IBM의 분기별 매출이 20개 분기(전년동기 대비) 연속 하락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재택근무제는 오히려 효율적인 근무를 막는 장애물로 지적돼왔다고 WSJ는 전했다.
로리 프리드먼 IBM 대변인은 “실시간 제공되는 정보와 소비자들의 피드백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디자인·디지털마케팅팀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IBM의 이번 결정은 유연근무 실험 중인 기업들의 근로방식 개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하나로 재택근무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IBM은 대표적 벤치마킹 대상 중 하나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