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이젠 연애소설 써보고 싶어요"

북잼코서트-우리들의 아름다운 봄 이야기
단편집 '할머니는 죽지 않았다' 출간 기념
'표현의 자유' 강조

공지영 소설가가 최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북잼콘서트 우리들의 아름다운 봄 이야기’를 통해 350여명의 독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파크


“이제 정말 봄이 온 것 같아요. 민주주의를 되찾았으니까요.”

13년만에 단편소설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펴낸 소설가 공지영은 최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북잼콘서트 우리들의 아름다운 봄 이야기’에서 “봄을 만끽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에서는 하고 싶은 말도 거리낌 없이 하고, 평소 쓰고 싶던 소설도 마음껏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 무거운 소설 대신 연애소설이나 우주관련 소설도 써보고 싶다”고 했다.


공지영은 엄숙한 분위기의 소설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3년 작)’, ‘도가니(2009년 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5년 작)’, ‘즐거운 나의 집(2007년 작)’이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탈고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주정부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더욱더 인간 본연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지영은 자신의 잇단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느 한 분야에 대해서만 입을 닫으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정치 한 분야에 대해서 침묵한다는 것이 결국에는 모든 표현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만다”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어 “부모님께서 어릴 때 제게 혼을 덜 냈나 보다. 할 말 못하는 것을 못 참는 걸 보니” 라며 웃음을 지었다.

개인적인 질문에도 공지영은 거침없이 답변했다. “글을 왜 쓰느냐”는 질문에는 주저하지 않고 “돈을 벌려고”라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훈 소설가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작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작가들에게 글을 쓰는 이유를 물었을 때 김훈 역시 ‘밥벌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공지영은 “(김훈과) 정치적 성향이 잘 안 맞아서 만날 때마다 싸우지만 그럼에도 자주 만나고 술도 자주 마셔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지영은 “하지만 돈만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라면서 “생사의 갈림길에서의 선택과 물질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선택이 당연히 다른 것처럼 물질적 욕망 때문에 원하지 않는 글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지영의 새 단편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2000년 이후 발표한 작품 중 21세기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작과 신작 산문이 수록돼 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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