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총선 공약에 “브렉시트 협상··배드 딜보다는 노 딜” 명시

EU와의 협상서 주도권 쥐겠다는 포석
이혼합의금 등 타결 못하면 곧장 ‘노 딜’ 직행

18일(현지시간) 테레마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의 총선용 공약집을 들어보이고 있다. /할리팩스=EPA연합뉴스


내달 8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보수당 소속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협상에서 ‘노 딜’(No deal)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조기총선용 공약집에 담았다.

메이 총리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수당 총선공약집은 “협상은 의심의 여지 없이 어려울 것이고, 양측에서 주고받기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에 나쁜 딜(bad deal)보다 노 딜(no deal)이 낫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적혀 있다.


나쁜 딜보다는 노 딜이 낫다는 내용은 메이 총리가 그간 연설을 통해 몇 차례 언급한 내용이지만 총선 공약에 담았다는 것은 국민의 동의를 묻겠다는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세간의 전망대로 집권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강력한 협상권을 쥘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론 ‘노 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여론조사들은 이번 총선에서 메이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 딜’은 영국이 탈퇴 협정 없이 오는 2019년 3월 EU를 떠나는 상황을 뜻한다. 보수당 공약집은 또 “리스본조약 50조에 규정된 브렉시트 협상 기간인 2년 내 탈퇴 조건들과 미래 관계(영-EU 자유무역협정) 조건들, 두 가지 모두에 관해 합의에 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희망과는 달리 EU 정상들은 이른바 ‘이혼합의금’ 등 탈퇴 조건들을 먼저 협상하고 이에 대한 진전이 있을 때만 미래관계를 논의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 관리 출신으로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일하는 루퍼트 해리슨은 “노딜 용어가 기업 경영인들을 불안하게 할 위험이 있다. 그들은 관세와 불확실성을 초래할 이른바 ‘절벽’ 시나리오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