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술탄 개헌’ 한달 만에 여당 당수 등극

3년 만 복귀…“국가비상사태 계속될 것”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앙카라=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술탄 대통령제’ 개헌에 성공한 지 한달 여만에 집권당 당수직을 차지했다.

터키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2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특별전당대회를 열어 에르도안 대통령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당시 헌법에 따라 당적을 상실한 후 약 3년 만에 당수 지위를 되찾았다.


지난달 정당성 논란 속에 국민투표로 개헌안이 가결되면서 터키의 정치권력구조가 의원내각제에서 바뀌고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헌 국민투표 결과가 확정되자마자 지난달 2일 당적을 회복했고, 이날 특별전당대회로 당대표직도 차지했다. 개헌 성공으로 그는 행정·입법·사법 3권에 걸쳐 강력한 권한을 틀어쥐고 2030년대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명목상 당대표를 맡은 동안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실상 당을 지배했으나 이날 당대표로 선출돼 명실상부한 당의 최고 실력자에 등극했다.

AKP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압둘라 귈 전 대통령이 2001년 창당했다. 중도우파 또는 우파로 분류되는 AKP는 보수주의와 이슬람주의를 내걸고 대중주의 정책을 펼쳐 서민층에서 굳건한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지난해 국가전복 모의로 249명이 순국했고 2,193명이 다쳤다”며 “어떻게 감히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라 요구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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