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한 중국 관광객들 /연합뉴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영 매체들도 사드 관련 제재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집중 보도에서 벗어나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기대감까지 엿보이고 있다. 22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지난주 방문을 계기로 사드 관련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측이 한국 특사와 만나 서로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고 한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은 만큼 조금씩 보복 수위를 낮추면서 한국의 사드 해결 의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알리바바 여행사이트 ‘페이주’에서 한국 내 테마파크나 호텔 등을 예약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최근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는 여전히 한국 단체여행 상품은 없다. 페이주 측은 양국 분위기에 따라 수시로 한국 여행 상품을 늘려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롯데마트가 최근 홈페이지를 두 달여 만에 다시 열었다며 롯데가 중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롯데마트 사이트의 재개장은 롯데의 중국 내 사업의 진전에 있어 좋은 신호”라면서 “그러나 급격한 변화는 롯데가 사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과정이 본격화하면서 급감했던 비자 신청 수 역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개별 비자 신청 수는 하루 평균 200여건으로 급감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뒤로 최근 하루 평균 400여건으로 증가했다. 아직 사드 제재 이전(800∼1천 건)의 절반 수준이지만, 반한 감정이 극심했던 3월에 비해서는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국가여유국이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풀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명확히 관련 제재가 풀린 게 없으므로 신중한 자세로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