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에콰도르 모레노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조승래 의원으로 구성된 특사단을 파견키로 한 가운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양국 간 경제협력의 숨은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사촌이기도 한 그는 퇴임하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을 상대로 경제·산업 분야에서 조언자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코레아 대통령의 2007년 취임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어,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장 교수 역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에콰도르에 특사로 파견되는 박 의원은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최근 외교부 측으로부터 장 교수가 퇴임하는 코레아 대통령을 상대로 산업 다변화와 관련해 정책 조언을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우리나라를 경제발전 본보기로 삼고 있으며, 석유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산업 다변화와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는데 장 교수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 교수와 코레아 대통령은 서로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고, 코레아 대통령이 에콰도르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장 교수가 사실상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실제로 지난해 6월 에콰도르를 찾아 코레아 대통령을 면담하고 각료회의에 참석해 에콰도르 경제 도약을 위한 의견을 전달했다. 국회 부의장과 경제발전상임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에콰도르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당시 장 교수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있는 가톨릭 대학교(PUCE)의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과 에콰도르에의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장 교수는 강연에서 “1960년대의 한국은 에콰도르보다도 더 가난한 나라였지만 자동차 산업과 같은 높은 생산성을 내는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중점 산업을 육성하는 등 경제발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와 에콰도르 간 경제협력은 물론 새 정부의 중남미 통상정책 수립에 장 교수가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 역시 10년 전 에콰도르에 특사로 간 적이 있어 양국 간 관계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 있다”며 “장하준 교수의 경우 장하성 정책실장의 사촌이기도 한 만큼 장 교수가 양국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