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향기]아미타삼존도

국보 제218호 아미타삼존도. 삼성문화재단 소장. /사진제공=문화재청
극락세계에 머무르고 있는 아미타불은 자신의 이름을 외기만 해도 극락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고 했고 ‘나무아미타불’의 염불로 상징되는 대승불교는 일찍이 6세기 이전부터 한반도에 확산됐다. 고려 시대 불교 그림인 이 국보 제218호 아미타삼존도에는 아미타불을 가운데 두고 그 양옆에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서 있다. 보통 아미타삼존도는 주존인 아미타불의 양쪽을 보좌하는 협시보살로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는 ‘지장보살’이 세지보살을 대신하고 있어 특이하다. 아미타불은 그림 왼쪽 아래에 극락왕생한 사람을 바라보며 자비의 빛을 비춘다. 그의 왼쪽 관음보살은 아미타불 앞쪽으로 나와 허리를 구부린 채 손에 든 연꽃대좌를 내보이고 있다. 금가루로 선을 그린 관음보살의 화려한 붉은색과 녹색의 옷이 아름답다. 그림 맨 왼쪽에 선 지장보살은 오른손에 구슬을 들고 서 있다. 정교함과 화려함의 극치인 고려 불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가로 51㎝, 세로 110㎝인 삼성문화재단 소장품으로 1984년에 국보로 지정됐다.

국보 제218호 아미타삼존도 세부. /사진제공=문화재청
고려 후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을 배치한 것이나 아미타불의 앞에 관음보살을 배치한 점, 극락왕생한 사람을 빛을 비춰 강조한 점 등에서 독특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금가루를 이용한 화려한 채색과 세련된 얼굴 표정의 표현기법이 일찍이 유례가 없는 솜씨를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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