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야드=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워싱턴 정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할 예산안에서 복지지출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민주당뿐 아니라 나빠진 여론을 의식하는 공화당에서도 예산안을 대폭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복지예산 삭감은 대규모 감세의 반작용으로 이뤄지는 측면이 큰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중산층의 비용으로 최상위 부자에게 이득을 주는 극우파 정책”이라며 “이번 예산안으로 대선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발언들이 ‘트로이의 목마’일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도 이번 예산안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 4일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케어’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안이 비난을 증폭시킬 것을 우려한 공화당 지도부가 선제적으로 예산안을 수정해 여론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 커넥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장악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트럼프와 거리를 두려는 공화당 내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전통적으로 미 대통령은 예산안 통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발표를 전후해 의회 연설이나 기자회견들을 열어 국정구상을 밝혔지만 해외순방 일정 때문에 올해는 그조차 없다”며 “이번 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실패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