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의회의사당 밖에서 공공 유치원 노동자들이 의회의 재정 긴축안 처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AFP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권단과 그리스 간 구제금융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7월까지 70억유로(약 8조7,987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해 추가 대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의 모임인 유로그룹과 국제통화기금(IMF)·그리스 등은 7시간에 걸친 협상에서 채무탕감과 860억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하지 못했다. IMF가 구체적인 채무조정 계획이 없다면 구제금융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독일 등 채권단도 “만기연장 등으로 그리스의 채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부채를 탕감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현 상황이 합의에 무척 가까운 상태”라며 다음달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에서 다시 협상을 타결짓겠다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장관은 이어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3주 안에 IMF를 참여시킬 작정”이라고 말해 유로존과 그리스가 희망해온 IMF의 그리스 구제금융 참가 가능성도 커졌다.
그리스는 지난 2일 3차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오는 2019년부터 재정 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하며 국제채권단과 예비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이에 그리스 의회는 추가 연금삭감, 부가가치세 인상 등 재정긴축 방안을 잇따라 통과시켰지만 이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