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비정규직 전환 눈치보는 저축銀

대출총량 규제 등 수익 악화 뻔한데
시중銀 변화 무시할수도 없어 '고민'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가 되면서 저축은행업계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연내 전체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3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SBI저축은행도 적극 검토에 들어갔다. 자산 규모 1·2위 업체의 남모를 경쟁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JT친애저축은행 등 다른 저축은행도 내부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정규직 비중은 81.9%로 정규직 비중이 90%대에 육박하는 시중은행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여신전문(77.2%)업계와 증권(81.1%)업계보다는 조금 높고 전체 산업계 평균인 67.2%와 비교하면 꽤 높은 편이지만 시중은행과 곧잘 비교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비율을 높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마냥 정규직 전환을 확대할 수도 없다. 새 정부가 최고금리 인하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을 예고하고 있어 수익이 줄어들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100% 정규직화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고용 경직성을 초래해 신규 고용을 막을 수 있다”며 “저축은행업계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정책들을 새 정부가 추진할 수 있어 정규직 전환 카드는 일단 만져만 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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