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테러 경보단계 '심각'→'위태' 격상

총리 "테러 폭넓은 그룹과 연관 무시 못해"
시내 무장경찰 이어 군인까지 투입 가능성

22일(현지시간) 영국 북부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중 자살폭탄테러로 무장 경찰들이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 이날 테러로 영국 내 테러 경보단계가 ‘심각’ 단계에서 ‘위태로운’ 단계로 격상됐다./연합뉴스
영국 내 테러 경보 단계가 ‘심각’ 단계에서 ‘위태로운’ (critical) 단계로 격상됐다.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만이다. 영국은 지난 3년간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의 ‘심각’ 단계를 3년간 유지해왔다. 영국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이번 테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안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총리 집무실 앞에서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위태로운’ 단계는 테러가 임박한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으로 경찰에 수사 및 테러 수습에 추가적인 지원이 있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시내 배치된 무장경찰들 이외에 군인들까지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메이 총리는 테러 위협 단계를 격상한 이유는 당국자들이 이번 테러를 단독 범행으로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테러와 연관된 보다 폭넓은 그룹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이 마지막으로 테러 위협을 ‘위태로운’ 단계로 격상했을 때는 지난 2006년 대서양 항해 여객들을 폭파하려는 음모가 저지됐을 때와 이듬해 런던 나이트클럽 폭파 시도가 있었을 때였다.

한편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이날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리비아계 가정 출신인 대학생인 살람 아베디(22)로 경찰이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아베디의 신원이 부검의에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후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날 밤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는 52명이 사망한 지난 2005년 런던 지하철 동시다발 폭탄테러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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